감당할 수 없는 자유

오늘 다시 남원에서 서울로 왔다. 오늘은 새벽같이 나와서 초스피드로 달려왔더니 터미널에서 10시15분이었고, 집에 오니 11시였다. 이렇게 가까운 곳이었구나. 기분이 색달랐다. 그러나 어쨌든 오늘은 '진짜' 말년휴가 첫날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계속 휴가였지만, 오늘이야말로 진정한 3차 휴가. 갑자기 도래한 감당할 수 없는 자유로 인해 어찌할줄을 몰랐다. 시나리오를 쓰려고 했는데 잘 써지지 않았고, 책을 읽으려고 했으나 세상에 대한 나의 관심이 너무 커서 부질없는 웹서핑질만 해댔다. 그리고 어느덧 밤10시다. 배가 조금 고팠는데 라면 밖에 없었다. 냉동실에 베이컨이 있었는데 그건 좀 너무하다싶어서, 그냥 빵만 꺼냈다. 얼어붙은 빵을 난로 위에 올려놓았더니 잘도 녹았다. 지금 먹고있는데 무지 맛있다. 쌀로 만든거라서 그런가? 며칠전 부대에서 사갖고나온 군납 포도주까지 곁들여 주었더니 금상첨화네. 끝내주는 밤이다. 이 밤이 너무 그리웠다. 혼자 즐기는 밤이 너무 좋다. 그리웠다. 자유! 배경음악 깔려주네... 그런데 시나리오는 전혀 안써지네. 몇시간째 한줄도 못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