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는 자유 오늘 다시 남원에서 서울로 왔다. 오늘은 새벽같이 나와서 초스피드로 달려왔더니 터미널에서 10시15분이었고, 집에 오니 11시였다. 이렇게 가까운 곳이었구나. 기분이 색달랐다. 그러나 어쨌든 오늘은 '진짜' 말년휴가 첫날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계속 휴가였지만, 오늘이야말로 진정한 3차 휴가. 갑자기 도래한 감당할 수 없는 자유로 인해 어찌할줄을 몰랐다. 시나리오를 쓰려고 했는데 잘
안암동 휴가에서 복귀했다. 남들이 모두 4.5초같다고 말하는 4박5일짜리 휴가가 내겐 45일같이 느껴졌다. 지루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시간은 너그럽고 풍족하게 느껴졌다. 휴가중 어느날 나는 어색하게 눈을 깜빡이며 안암동엘 갔다. 휴가 셋째날 저녁에 잠시, 그리고 넷째날 낮에. 셋째날 저녁, 나는 내가 아끼고 미안하게 생각하는 후배 만호를 만났다. 만호는 예전보다 조금 더 살이 찐
휴가 첫날 밤 4박5일짜리 휴가를 나와서 보낸 첫날 밤에 밤새도록 나눈 이야기들은 삶의 권태에 빠진 나를 뒤흔들어놓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우리의 영화는 무엇을 말해야하는가. 우리는 어떤 영화를 해야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더럽혀지는 이 역겨운 세상에서 어떤 발걸음을 내딛을 것인가. 수많은 질문들이 내 머리속에 '다시' 맴돌았다. 그 진지함 속에서 이따금 흘러나오는 루이 알튀세르, 에티엔
정신이 늙어가는걸까 아침이 되니 절로 눈이 띄여진다 우유 한잔을 벌컥벌컥 마시고 세안을 하니 빡빡 머리를 한 이상한 녀석이 나를 보고 있었다 지난 밤에는 나쁜 갈등에 휩싸여 고민했다 그럴 것이 아니었다 세희와 남달에게 미안하다 그곳에 있던 많은 이름 모를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하긴, 하루살이 불꽃이었겠지만 그래도, 왜 고민했을까 늙어가는걸까? 유일하게 사랑했던 내 모습이 어제는
지난 한 달 전라북도에 온지 한달이 지났다. 전주에서 1주일 있었고, 남원에서 3주일이 지나갔다. 쫄따구 이므로 열심히 경례하고 열심히 청소하려고 노력중이다. 스물여섯이라는 나이가 군대에서 적응하기에 썩 좋은 조건은 아닌 것 같다. 가끔 마음 속에서 걸리적거리는 무언가가 생기니 말이다. 그치만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아야지. 한달동안 발터 벤야민 책 두 권과 소설책 아홉권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