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이 글은 2012년 5월에 인쇄 발행된 <얼룩진> 2호에 실린 글이다. <얼룩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돌곶이포럼이 만들었던 무크 독립잡지였다. 2014년경까지 그것은 5호까지 발행됐고, 이후에는 정체 상태를 겪었다. “내가 처음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가 뭐였지?” 만족스럽지 못한 워크샵 결과를 돌아보니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이들의
영화 <방자전>은 이야기에 대한 인간의 욕망, 그 인간 중에서도 하층계급의 이야기하기의 욕망에 대한 영화이다. 쉽게 알 수 있듯 <춘향전>이라는 판소리극을 베이스로 삼고 그걸 거꾸로 뒤집어 변주시키며 조선시대 중기 하층계급이 품고 있던 이야기하기의 욕망에 대해 인문학적인 통찰을 섞어 일종의 통속극을 선보이고 있다. 대략 17~18세기를 경과하며
영화 제목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사람들도 "밝다"고 이야기하는데, 어둡기 짝이 없었다. 슬프고 아픈 과거의 아주아주 미세한 좋은 점에 대해서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안간힘에 대한 영화다. 그러나 그것이 말그대로 '안간힘'이어서 슬프다. 더군다나 역사의 위인들 중 가장 슬픈 자아를 지닌 이순신 장군이 좋은 점만 보라고 말하는
씨네큐브에서 를 보았다 모두 봤다시피 비가 엄청나게 왔다. 광화문 거리를 걷는데 비가 무릎까지 차서 헤엄치듯 거리를 건너야 했다. 광화문역은 완전히 물에 잠겨서 아수라장이었고, 씨네큐브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완전히 폭포였다. <옥희의 영화>를 씨네큐브에서 봤다. 엄청난 영화인지는 잘 모르겠고, 좋은 영화임은 확실하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보다. 구조가 담지하는 바가 워낙커서 좀 더
이만희의 <삼포 가는 길>, 떠나가는 연인을 바라보는 카메라 학교 도서관에서 <삼포가는 길> DVD를 보았다. 이만희 감독의 영화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본 작품이고, DVD로 제작된 것들 중엔 유일하게 도서관에 있었다. 이 좋은 영화를 왜 여지껏 못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조차도 사실은 한국의 옛날 영화들에 대해서 일정한 편견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연호 선생님으로부터 DVD를 선물받아서 본 <하녀>
이창동의 <시> 굳이 <시>에 대해 ‘노무현’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모두들 ‘노무현’에 대해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문성근의 언급과 김미화의 인터뷰 이후에 그것은 “촌스럽게 뭐 그런걸 묻고 그러냐.”는 식의 반응들로 무마되었으나, 어떤 ‘합의’가 없었다면 그런 침묵도 가능하지 않다. 나 역시 어떤 영화에 대해 말할 때 굳이
두번째 본 <해운대>의 B급영화적 순간 <해운대>를 두번째 보았다. 이 스텍타클한 대중영화를 처음봤을 때 나는 별 다른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며칠 전 이 영화를 별도리없이 두번째 봐야했을때는 그보다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그 나름의 행운이라고 느껴진다. 차라리 두번째 감상에 있어서는 이 영화가 다른 영화들보다 나은 점이 있었다. 우선 이 영화의
영화 『멋진 하루』 | 신자유주의 라이프스타일의 기벽 광주극장에 갔다. 이름만 들었던 그곳은 아주 오래된 극장이었다. 광주 유일의 씨네마떼끄이며, 좋은 영화들이 하는 곳. 그리고 이윤기의 두번째 영화 <멋진 하루>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전히 상영되고 있는 곳. 하정우와 전도연이라는 현재 한국 최고의 배우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두 배우가 주연을 맡았고, <여자, 정혜>의 섬세한
다섯편의 단편영화 - 방황하는 20대들 youefo.net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영상원 선배들이 만든 단편영화 다섯 편을 봤다. <담배 피우기 좋은날>, 정진영 <유년기의 끝>, 김재원 <낭만은 하릴 없으나>, 김나영 <승아>, 김나영 <열대병>, 여인원 이렇게 다섯 편. 2006년에서 2007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영화들 모두 일관된 세대적 정서를 지니고
봉준호의 『마더』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 봉준호의 새 영화란, 나 같은 영화매니아이건, 단순히 여가를 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건, 누구나 기대한다. 예술성과 관객성,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보란 듯이 사로잡으며, 그 두 마리 토끼의 쥐 죽은듯한 덩어리들을 내미는 그. <마더> 역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초청으로 칸느 국제영화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