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한국문학

A collection of 4 issues

어리석은 고은

아흔살 고은이 일말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최영미 시인의 미투 폭로로 자신의 과거 행적이 문제화되었을 때, 있는 그대로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문단, 독자들에게 사죄하고, 그 후로 조용히 집에서 책을 읽으면서 지난 삶을 돌아보는 일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잘못을 인정한 후 조용히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면, 남은 일기장 정도는 출간될 수 있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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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소설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의 장편소설 <밤은 노래한다>를 읽었다. 1월 25일~26일. 이 소설 역시 얼마전 부대에 뚝 하고 떨어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문학작품 수십여권 중 한 권이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들은 멍청한건가요, 아니면 예술작품의 위대함을 모르는건가요. 뇌의 한쪽 부분이 파먹혀서 썩어들어간건가요 가는 귀가 먹은건가요. 오늘은 파시스트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이 소설은 1930년대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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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소설 “퀴즈쇼”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몇권 정도 읽다가 막간을 이용해서 김영하의 <퀴즈쇼>를 읽었다. 구조적인 짜임새가 안정적이고 읽기에 편했다. 그러나 그 짜임새의 안정성이 너무 잘 인식되어서, 소설의 열려있는 결말과는 달리 안정적으로 귀속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초반부에서는 김영하 특유의 재기있는 감정 묘사가 캐릭터를 잘 살려주었다. 이 힘이 바로 소설을 끝까지 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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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단편소설 「길」

이른 아침 여덞시에 오른 기차. 서울로 오면서 공지영의 단편들을 모은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를 읽었다. 몇년 전에는 공지영 소설들의 소극성과 염세주의에 질려 제대로 읽지도 않고는 폄훼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스물여섯, 오늘 다시 읽으며, 다른 감수성으로 다른 소통을 얻게 되었다. 특히나 <길>은 나 개인에게 있어서는 특별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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