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로드> 작년 봄에, 아직 내가 상병을 갓 달았을때, 군대에서 이 원작 소설의 원서와 번역서를 모두 본 적 있다.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했었다. 같은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그런 경로를 거쳤는데, 소설이 노리는 지점과 영화가 노리는 지점은 절묘하게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고 느꼈었다. 확실히 영화가
코맥 매카시의 소설 『The Road』 작년 초가을에 영문판을 읽고, 뭔가 정체불명의 전염병에 걸린 것처럼 건조해진 마음을 애써달랬던 기억이 난다. 입대 전에 코엔 형제가 만든 걸작 <노인을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고 감독과 작가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에 휩싸였던 그 작품 역시 코멕 맥카시의작품이다. 그는 군더더기와 감정을 덜어낸 건조하고 견결한 문체로 폐허가 된 현대 미국 사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