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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A collection of 18 issues

쟈핑와의 소설 『즐거운 인생』

<高兴>(즐거움)이라는 원제의 이 소설은 2007년작으로 국내에서 번역된 후 널리 읽혔다. 소위 ‘심근문학’으로 분류되는 작품으로, 문화대혁명이 끝난 이후 개혁개방의 파고가 이미 밀려오고 있는 중국 내륙의 대도시 시안을 배경으로 한다. 농촌 마을에서 올라와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초기 농민공들의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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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에서 말로를 만나다

군대에서 낙서 쓰듯 남긴 소설(?) 그날 밤 무작정 부서진 구멍으로 비집고 들어가 담 밖으로 나왔을 때 나는 뭔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고 더 이상은 어쩔 수 없었다. 나로서는 순순하게 복종은 하더라도 절대 후퇴 같은 건 하지말자는 게 인생의 지론이었으므로 그 상황에서 다시 돌아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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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한 해석

덴고는 말을 이었다. "나는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살아가는데 지쳤어요.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데도 지쳤습니다. 내게는 친구가 없어요. 단 한 사람도,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해요. 왜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가. 그건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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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나타난 부랑자

비로소 사람들이 공간으로서의 서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 시선들은 '비로소' 본격화되었다. 이것은 몇년전 청계천 복개사업 논란으로부터 거슬러올라가며, 더 멀게는 청계고가도로를 무너뜨리고 동대문 근방의 옛 아파트들을 부수는 계획으로까지 거슬러올라간다. 한국에서 둔갑한 신자유주의의 여러 남매들 중 한 녀석이 자신을 도시계획으로 위장하려다가 청계고가도로를 무너뜨렸고, 아파트들을 무너뜨렸다. 이명박씨가 청계천을 되살리는 대공사를 결정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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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의 소설 『The Road』

작년 초가을에 영문판을 읽고, 뭔가 정체불명의 전염병에 걸린 것처럼 건조해진 마음을 애써달랬던 기억이 난다. 입대 전에 코엔 형제가 만든 걸작 <노인을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고 감독과 작가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에 휩싸였던 그 작품 역시 코멕 맥카시의작품이다. 그는 군더더기와 감정을 덜어낸 건조하고 견결한 문체로 폐허가 된 현대 미국 사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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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소설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의 장편소설 <밤은 노래한다>를 읽었다. 1월 25일~26일. 이 소설 역시 얼마전 부대에 뚝 하고 떨어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문학작품 수십여권 중 한 권이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들은 멍청한건가요, 아니면 예술작품의 위대함을 모르는건가요. 뇌의 한쪽 부분이 파먹혀서 썩어들어간건가요 가는 귀가 먹은건가요. 오늘은 파시스트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이 소설은 1930년대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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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파블로비치 체홉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그의 단편 수작들을 모아놓은 단편집이다. 기 드 상과 애드거 앨런 포와 더불어 3대 단편작가로 꼽히는 체홉이라서 그런지 작품들을 읽는 내내 알수없는 무게감에 사로잡혀있었다. 그런 점이 자유로운 독서를 방해하긴 했으나, 역시 체홉인지라, 작품 자체로 무한한 영감과 감동을 주는 작품들도 많았다.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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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

<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김붕구 옮김. / 지만지 이 두껍고 비싼 책을 사고 오랫동안 고민했다. 작년 12월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슬럼프였고, 익숙한 조울증은 조금씩 심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구입한 앙드레 말로의 아시아 3연작 세권은 두껍고 부담스럽기 그지 없었다. 앙드레 말로는 입지전적 삶을 산 작가이다. 그런 그의 내력이 작가와 모험가, 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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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소설 “퀴즈쇼”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몇권 정도 읽다가 막간을 이용해서 김영하의 <퀴즈쇼>를 읽었다. 구조적인 짜임새가 안정적이고 읽기에 편했다. 그러나 그 짜임새의 안정성이 너무 잘 인식되어서, 소설의 열려있는 결말과는 달리 안정적으로 귀속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초반부에서는 김영하 특유의 재기있는 감정 묘사가 캐릭터를 잘 살려주었다. 이 힘이 바로 소설을 끝까지 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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