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고은 아흔살 고은이 일말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최영미 시인의 미투 폭로로 자신의 과거 행적이 문제화되었을 때, 있는 그대로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문단, 독자들에게 사죄하고, 그 후로 조용히 집에서 책을 읽으면서 지난 삶을 돌아보는 일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잘못을 인정한 후 조용히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면, 남은 일기장 정도는 출간될 수 있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