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 궁금증을 참기 어려워 <인셉션>을 보았다. 그것도 개봉일인 21일 아침 10시 조조로 말이다. 나로서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태도다. 아니, <마더>에서 그와 비슷한 짓을 하긴 했으니 패쓰. 어쨌든 기대만큼 재미있었고, <다크나이트>만큼 깊이 있진 못하지만 서사의 층위가 워낙 복잡하고 중층적이라서 할말이 참 많은
코엔 형제의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 불확정적인 세계의 교착상태 연휴 전날 각색연습 수업 청강을 하러 학교에 갔다. 수업때 나의 <필경사 바틀비> 각색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들을 들었다. 어려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내가 정말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가지각색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의 관념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는 부담감까지 겹쳐져서 계속 고민이 되었다.
베르너 헤어조크의 베르너 헤어조크의 2009년작 <악질경찰>은 아벨 페라라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확실히 헤어조크답게 다시 만들었고, 같은 제목의 아벨 페라라 영화와는 다른 맛이 있다. 몇 번의 국내 상영에서 "배드 루테넌트"라는 원제로 상영되기도 했는데, 번역한 제목은 '악질경찰'이 맞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취한 연기도 빛을 발하고, 절정부의
데니스 호퍼의 <이지라이더> 데니스 호퍼와 피터 폰다가 공동으로 제작한 영화로, 6,70년대 미국 영화에 새로운 전지를 마련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는 영화이다. 68년작이었던가? 그 당시 미국의 젊은 히피 문화, 저항문화,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 같은 것을 배경으로 삼아서, 두 남자의 탈주극을 그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리듬이 상당히 기괴하다. 만약 이런 식의 불규칙한 변주를 넓게 통일시켜서 바라보자면 영국
영화 <더 로드> 작년 봄에, 아직 내가 상병을 갓 달았을때, 군대에서 이 원작 소설의 원서와 번역서를 모두 본 적 있다.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했었다. 같은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그런 경로를 거쳤는데, 소설이 노리는 지점과 영화가 노리는 지점은 절묘하게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고 느꼈었다. 확실히 영화가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 마을사람들의 합창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하고 있는 시네마테크와친구들영화제(~2. 28)에서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김영진 평론가와의 시네토크 시간이 이어졌는데 역시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존 포드에 대한 이런 저런 가쉽 이야기로 가득찬 시네토크 시간이었다. 뭐 나쁘지 않았다. 존 포드라는 텍스트 자체가 어쩌면 가쉽으로서 구성되는 감독이 아닐까 싶다. 영화 역시 좋았다. 굉장히 슬펐고, 사실적이었고, 뜨겁고, 유쾌했다. 그러나
『황야의 결투』 |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보름여만에 서울아트시네마에 갔다. 오늘은 존 포드John Ford. 영화관에서 존 포드의 영화를 처음 보는 거였고, 또 오늘 본 두 영화 모두 처음이었다. 모두가, 모든 거장들이, 존 포드에 대하여, "위대하다!"고 말한다. 책들에서, 자서전에서, 인터뷰기록에서. 그럼 난 "그렇구나. 위대하구나"하고 생각하며, "대체 얼마나 위대하길래."하고 생각할
영화 『500일의 썸머』 1월 28일, 오후. 신촌 아트레온에서 <500일의 썸머>를 보았다. FOX Searchlight에서 내놓은 소규모영화이고, 항상 그랬듯 소박하고 담담하게 라인업의 기조를 지키는 영화. Mark Webb이라는 신인감독이 연출했고, 조셉 고든-레빗(좌)과 조이 데 샤넬(우)이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거의 조셉 고든-레빗이 맡은 '톰'이 주인공인 영화이다. 톰이
소설을 그대로 옮겨놓은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 소설을 있는 그대로 필름 위로 옮겨놓았다. 미국에서 만들어낸 저예산 영화로서의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로서는 아무 매력이 없다. 주제 사마라구의 동명 소설 를 영화화한 것이기에 영화는 다분히 문학적 결말을 갖는다. 그리고 마지막 테라스 샷은 심히 미비한 느낌을 주었다. 뭔가 강력한 한 방의 힘이 떨어진다.
인간 욕망의 희비극, 『시에라마드레의 보물』 존 휴스턴 회고전, <시에라마드레의 보물> 미국, 1948년작 감독 존 휴스턴 출연 험프리 보가트, 팀 홀트, 월터 휴스턴 멕시코의 탐피코라는 이름의 작은 도시. 주정뱅이에 가까운 실직자 미국인이 이 도시를 방황하고 있다. 때는 라틴 아메리카든 호주든 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람들이 떼거지로 몰리곤 했다는 골드러쉬의 시대인 듯 하다. 이 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