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번째쯤 되는 뉴스 견딜 수 없이 권태로운 나날들이다. 계속 한가하다. 보고 싶은 얼굴들을 떠올리려고 노력하지만, 점점 어렴풋해져간다. 어떤 휴가는 무산되었고, 어떤 휴가는 아직 공문이 안떨어지고 있다. 하루종일 YTN 뉴스가 흘러나오는 TV 모니터를 문뜩보다가, 꺼져있던 볼륨을 15정도까지 키웠다. YTN노동조합에 대한 소식이었다. 뉴스전문채널 YTN 소속 노동자들은 YTN 사장 구본홍의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새벽부터
소심한 항의 중랑경찰서 방범순찰대에 근무중인 스물네살의 한 의경이 양심선언을 하며, 휴가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그의 용기에 경외심을 느끼며, 나의 방법적 비겁함에 혐오감을 느낀다. 비겁한 내 정신에 항의한다. 네이버 뉴스에서 그의 사진을 봤다.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이었다. 도처에서 깃발과 깃발들 사이에서 우린 몇번이고 마주쳤었으며, 인사도 나누었던 사이임이 틀림없다. 세상은 쉴새없이 그를 억압하고 난도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