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다가 메모 : 기러기아빠, 헌신, 사유, 네그리주의 기러기아빠 신자유주의에서 '가족'이란 쉼터가 아니라, 인적자본을 만들어낼 하나의 공장 같은 곳. 집은 더 이상 피로회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아버지는 더 이상 '하늘'도 아니고, 모권 앞에서 단순한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 인간이 된다. 자식을 얼마나 잘 키워냈는가가 해당 사회에서 얼마나
사과 작은이모부가 돌아가셨다. 늦은 밤. 과수원에서 트랙터를 타고 농약을 치다가 사고가 났다고 한다. 아니, 그래서인것 같다고 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생각난다. 그때 난 일곱살이었다. 그가 결혼하기 바로 전이었는데, 그는 내가 처음으로 사귄 농부였다. 그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얼굴이 까만 사람이었다. 여름날 늦은 저녁이었는데, 막국수집에서 맛있는 막국수를 먹다가 나와서 그가
100여 일만에 서울에 왔다 100여일만에 서울에 왔다. 엄마는 고독한 미소로 나를 맞이하며 택시비를 지불해주었다. 약속 시간이 늦었지만 엄마가 차려준 밥상 앞에서 난 이것을 모두 먹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꾸역꾸역, 말라 비뜰어진 밥숟갈 위에 냉장고 속에서 오래있던 멸치덩어리들과 눌러붙은 김들을 싸서, 천천히 씹어먹으며, 엄마의 말을 듣는다. 엄마는 가난한 목소리로 자신의 오늘에 대해 이야기한다. 얼마전
엄마의 청소기 머리가 깨져버릴 것만 같았다. 잠이 들 수 없을 것만 같았고, 저녁식사로 먹은 라면 때문에 속은 더부룩했고, 눈은 건조한 나머지 타들어갈 것처럼 말라있었고, 밤은 너무 싸늘하게 조용했고, 그럼에도 창문을 활짝 열고있지 않을 수 없었고, 지나간 기억들 중 불행한 일들만 자꾸 떠올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 없이 영화나 보고 책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