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이 글은 2012년 5월에 인쇄 발행된 <얼룩진> 2호에 실린 글이다. <얼룩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돌곶이포럼이 만들었던 무크 독립잡지였다. 2014년경까지 그것은 5호까지 발행됐고, 이후에는 정체 상태를 겪었다. “내가 처음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가 뭐였지?” 만족스럽지 못한 워크샵 결과를 돌아보니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이들의
"감히 예술을"? 나는 종종 예술가라는 사람들이 "예술을 '감히' 돈의 가치로 평가하려는것이냐?"고 반발하며 대단히 일시적이고 방어적으로 신자유주의 교육구조조정에 맞설때, 이상한 불편함을 느낀다. 얼마전 추계예술대가 교육과학부의 괴이한 양적 평가기준에 의해 '부실대학 판정'을 받았을때의 반발이 그런 아이러니함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의 대부분의 뉘앙스들은 마치 예술이 아니라 다른 것들에
꼰대의 정의 우석훈씨의 “청년유니온, 우리가 후원자가 됩시다”라는 글을 읽고 몇가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 글에서 그는 “꼰대의 정의”를 논하며 청년유니온의 후원회원이 되자고 제 꼰대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20대로서, 우리 세대의 자립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던 나는, 그의 지속적인 개입에 대해 일정한 불만을 갖고 있다. 그 불편하고 부당하게 느껴지는
공부하는 바보, 공부하지 않는 바보 "왜 불란서 사람들은 꼭 스테이크하고 와인을 같이 먹느냐? 우리는 그거를 마치 원래 프랑스 사람들은 그렇다, 라고 얘기가 되고 있지만 롤랑 바르트가 그 소위 식사 행위라든지 아니면 특히 모드 분석을 하면서 왜 우리가 블라우스를 입고, 뭐를 입고, 이렇게 입느냐? 그리고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느냐? 이런 것들이 바로 하나의 철저하게 말하자면 그냥
윤희숙의 무지 혹은 오독 시나리오를 고치다가 '알튀세'라고 검색해보았다. 어떤 글들이 나왔는데 영화 <쌍화점>과 알튀세를 연결시켜놓은 것처럼 보이는 칼럼이 있어서 찾아보았다. 글쓴이는 한국개발연구원이라는 단체에서 일하는 윤희숙이라는 연구원이었다. 끔찍하고 경악스러울데 없는 글이었다. https://www.fnnews.com/news/200901201650237278?t=y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를 인용하며 쓴 이 글은
'저항'을 '선언'하기 여느 날처럼 부리나케 지하철 플랫폼으로 뛰어들어갔을때 버릇처럼 신문 가판대 앞을 지나갔다. 어느덧 나는 시니컬한 눈빛으로 보수언론의헤드라인들을 훑어보는 게 버릇이 되었다. 그러나 나의 그런 행태 자체가 다름 아닌 '복종'의 또다른 자세일지도 모른다는 단발마적인 생각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 경향신문 헤드라인을 보았다. 모두. 지금 즉시. 거리로 나가 가판대에서, 편의점에서,
Shame on you! 교학처장 담화문에 대한 반박 [아래 글은 어제 학교 누리 게시판에 교학처장 담화문에 대한 반박으로서 올린 글이다. 전역일 바로 다음날이었고, 나의 정치적 자유가 재개된 날이었다. 나는 기쁘게, 자유를 만끽하며 글을 썼다. 입학식날 우리 학교에서는 수십여명의 학생들에 의해 학교당국의 일방적인 협동과정 폐지 수순 밟기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가 진행되었고, 입학식날 축하사를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총장은 당황하지
광화문광장, 정치공학과 스펙타클 광화문 서쪽 청운동에 사는 주민이다. 몇 년 전 차도를 광장으로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설레었었는지 모른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과 빌딩의 도시 서울에도 걸으면서 사색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공간이 생겨가고 있다는 작은 희망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나는, 광화문광장의 키치적인 스펙타클을 보며 할 말을 잃고 절망하게 된다. 키치란 “속악한 것, 가짜 또는
고 노무현의 스토리텔링 내가 그를 직접 본건 모두 세 번 정도였는데, 그 첫번째 기억은 2000년 5월 7일 대전에서 였다. 그때 그는 4월 13일에 있었던 총선에서 종로구라는 당선이 손쉬운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에서 출마해 낙선한 직후였다.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갈등'문제를 스스로 안고 돌파하겠다는 이 무모한 결단에 많은 이들이 감동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집결한
영웅 서사 알고 있다. 사람들은 영웅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떤 지독하게도 가장 희망적인 기운을 품고 태어났으나 태어나면서부터 지닌 운명의 지독한 장난질에 의해 여러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으며, 이 놈의 절망적인 세계에서 자라면서 온갖 좌절을 겪었고, 아버지 부재의 상태에서 자라기도 한, 그리고 결국 절망적인 청소년기에 극심한 방황을 겪다가, 결국 어떤 시기에 어떤 계기로 인해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