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마 나기사의 <백주의 살인마> 지금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일본의 거장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이 하고 있다. 얼마전 나는 <사랑과 희망의 거리>와 <윤복이의 일기>라는 두 전기작과 <고하토>와 <전장의 메리크리스마스>라는 두 후기작을 보았는데, 오늘은 1966년작 <백주의 살인마 白昼の通り魔>를 보았다. 이 작품도 전기작 대열에 속하는
오시마 나기사의 <전장의 크리스마스> 역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이번달 28일까지 열리고 있는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 중 본 작품이다. 어제는 매표일을 끝내고 정산을 마치고 바로 들어갔는데, 앞의 30분은 보지 못하고 뒷부분의 90분만 보았다. 그래서 확실히 제대로 말하기 어렵지만, 몇가지 놀라운 지점이 있었다. 우선 출연한 배우들 면면이 놀라웠다. 일단 하라 중사 역으로 기타노 다케시가 등장하고, 또 일본군 대위로
이만희의 <삼포 가는 길>, 떠나가는 연인을 바라보는 카메라 학교 도서관에서 <삼포가는 길> DVD를 보았다. 이만희 감독의 영화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본 작품이고, DVD로 제작된 것들 중엔 유일하게 도서관에 있었다. 이 좋은 영화를 왜 여지껏 못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조차도 사실은 한국의 옛날 영화들에 대해서 일정한 편견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연호 선생님으로부터 DVD를 선물받아서 본 <하녀>
영화 <더 로드> 작년 봄에, 아직 내가 상병을 갓 달았을때, 군대에서 이 원작 소설의 원서와 번역서를 모두 본 적 있다.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했었다. 같은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그런 경로를 거쳤는데, 소설이 노리는 지점과 영화가 노리는 지점은 절묘하게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고 느꼈었다. 확실히 영화가
미카엘 하네케의 <하얀 리본>과 반유대주의, 폭력의 기원 하이퍼텍 나다에 가서 <하얀 리본>을 보았다. 미카엘 하네케의 최근작이고 2009년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그러나 하네케가 황금종려상을 받지 않았더라도 나는 이 영화를 열광적으로 기다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하네케 영화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늑대의 시간>과 <미지의 코드>는 내게 엄청난 감흥을 주었었다. 국내에서
로베르 브레송의 <당나귀 발타자르>와 구원 한 당나귀가 있다. 이름은 발타자르. 당나귀가 뭐라고 불려지든, 그것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그것의 이름이 발타자르라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영화의 내러티브적인 흐름이 이해하기 쉬운 편은 아니다. 사건들 간의 틈들이 잘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지고 생략되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감정도 따라갈 수 없다. 지극히 건조한 영상 위에서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대해 관객과 철저한
키에슬로프스키의 연작 제작노트 중 아래는 크지스토프 키에슬로프스키와 그와 함께 각본 작업을 한 Krzysztof Piesiewicz가 함께 쓴 <십계 Decalogue> 제작 노트 중 일부다. "시작부터 우리는 우리의 영화가 동시대적이어야 함을 알았다. 한동안 우리는 정치계에 기반한 생각들을 버무리려 했었지만 이내 그것 불가능하다고 감지하게 되었다. 폴란드에서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이며 범죄적이며 권위들에 흠집을 내는 우스꽝스러움에 관한 영화
로만 폴란스키의 <유령 작가> 오랜만에 보는 로만 폴란스키의 영화이다. 분명히 폴란스키만의 것이 있는 영화다. 히치콕 영화의 스릴러적 장치의 면모들이 여지없이 발현되고, 동시대성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중간중간에 쏟아져나오는 영국식 유머는 불편하지 않게 이해가능하며, 연기도 다들 괜찮고, 추격신도 훌륭하며, 결말이 주는 어떤 미묘한 비극성과 공백도 '유령'의 다른 의미를 추출하게 한다는 점에서 썩 괜찮다고
로베르 브레송의 <무셰뜨> 이 영화를 볼 당시에 나는 다른 수업(연출초급)에서 다르덴 형제의 영화 <로제타>에 대한 리뷰를 준비하고 있었다. 원래 나는 <로제타>를 참 좋아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영화에는 형언하기 어려운 어떤 격정의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대처럼 현실과 몽상, 의지와 열패감과
로베르 브레송의 <소매치기> <소매치기>에서 인물들은 특별한 표정 연기도 없이 ‘행위’와 ‘등장’으로서만 표면에 드러난다. 배우를 어떤 모델처럼 대하려 했던 로베르 브레송의 연출론 때문이다. 심리 대신 행동이 우선이며, 이는 브레송의 관심의 주제를 알게 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미쉘은 소매치기이다. 초반부에 캐릭터에 대한 소개 없이 경마장에서 ‘소매치기’를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데, 미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