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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

<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김붕구 옮김. / 지만지 이 두껍고 비싼 책을 사고 오랫동안 고민했다. 작년 12월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슬럼프였고, 익숙한 조울증은 조금씩 심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구입한 앙드레 말로의 아시아 3연작 세권은 두껍고 부담스럽기 그지 없었다. 앙드레 말로는 입지전적 삶을 산 작가이다. 그런 그의 내력이 작가와 모험가, 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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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자마찐의 반유토피아 소설 『우리들』

<우리들>, 예브게니 자마찐, 번역 석영중 / 열린책들 지난 연말. 예브게니 자마찐의 반유토피아 소설 <우리들>을 읽었다. 이는 군대에서의 고전문학 여행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여정의 과정이다. 18세기 프랑스 근대소설로부터 시작해서,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을 중심으로 유럽 근대소설들을 과거로부터 거슬러오면서 작가별로 읽고 있다. 러시아문학으로는 푸쉬킨의 후기 소설들과 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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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시간

두달여째 줄곳 천주교 미사에 가고 있다. 휴가 나갔을때 두 번을 제외하고는. 우리는 남원에 있는 쌍교동 성당엘 간다. 미사 시간이 되면 성당 안이 가득차고, 앉아있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아니, 미사 시간이기에 소리는 없다. 조용히 자리가 메워지고, 성당 안의 공기나 뜨거워진다. 강복 시간에 신부님은 윤리의 회복에 대해서 주구장창 부르짖는다. 낙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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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영화 『렛미인』을 봤다

전주로 외박을 나가 <렛미인>을 봤다. 12살 벰파이어 소녀와 잔인한 괴롭힘을 당하는 왕따 소년의 외롭고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론가 김종철씨는 이 영화를 두고 "21세기 흡혈귀 영화의 마스터피스"라고 표현했는데, 이 말은 정말 딱 맞는 표현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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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그대로 옮겨놓은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

소설을 있는 그대로 필름 위로 옮겨놓았다. 미국에서 만들어낸 저예산 영화로서의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로서는 아무 매력이 없다. 주제 사마라구의 동명 소설 를 영화화한 것이기에 영화는 다분히 문학적 결말을 갖는다. 그리고 마지막 테라스 샷은 심히 미비한 느낌을 주었다. 뭔가 강력한 한 방의 힘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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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소 빵집의 소녀

복귀 전에 남원의 모pc방에 와서 에릭 로메르의 <>를 다운로드해서 보았다. 1963년 에릭 로메르의 초기 단편작으로 에릭 로메르다운 유머와 세계관이 23분짜리 영화 안에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영화 초반에 파리의 얽히고설킨 거리와 거리, 골목과 골목, 그리고 카페와 빵집들을 설명하고 보여주는데, 이것은 당시의 다른 누벨바그 영화들과 닮아있는 모습이다. cf. <파리는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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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서사

알고 있다. 사람들은 영웅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떤 지독하게도 가장 희망적인 기운을 품고 태어났으나 태어나면서부터 지닌 운명의 지독한 장난질에 의해 여러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으며, 이 놈의 절망적인 세계에서 자라면서 온갖 좌절을 겪었고, 아버지 부재의 상태에서 자라기도 한, 그리고 결국 절망적인 청소년기에 극심한 방황을 겪다가, 결국 어떤 시기에 어떤 계기로 인해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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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세계

새벽의 어스름녘. 보라색 빛깔의 공기와 안개를 가르며 날아가는 청설모처럼 내가 부딪히는 이 시간도 정처없이 부유한다.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과 시공간에 대한 아포리즘, <침묵의 세계>를 읽었다. 보다 더 과묵해졌다. 펄펄 뛰던 스물한살, 스물두살 시절이 점점 희미해져서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상황 대기가 끝나고 1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되면 나는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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