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최고의 걸작, 『빨간 풍선』

줄리엣 비노쉬, 시몽 이떼아뉘, 송 팡의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다. 훌륭한 작가의 훌륭한 배우들!

2007년 최고의 걸작, 『빨간 풍선』

빨간 풍선 Le voyage du ballon rouge
프랑스, 2007
허우 샤오시엔 감독
줄리엣 비노쉬, 시몽 이떼아뉘, 송 팡 주연

두 말 하면 잔소리. 끝난다. 영화가 끝나갈 즈음 온몸 곳곳에 오르는 전율! 아직 2008년이 11개월이나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문제 없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2008년에 보게될 다른 여느 영화들보다 최고일 것이다! '빨간 풍선'이라는 사물, 이미지가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그것이 하늘 위에서 유유하게, 그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영혼처럼 드나드는 사이에 '영화'가 위치해있다.

영화 시작. 꼬마 아이 시몽이 프레임 밖, 나무 꼭대기 위에 걸린 빨간 풍선에게 말을 건다. 어서 내려오라고. 내려오면 정말 후회하지 않도록 잘 해줄거라고. 빨간 풍선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시몽이 시무룩하게 지하다리 아래로 사라질때, 빨간 풍선이 나무 위에서 유유히 내려온다. 마치 어떤 신적 매개가 이 작은 꼬마 시몽과 파리라는 도시 사이에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상주의적 이미지들이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빨간 풍선이 스스로 운동한다. 그리고 이혼해서 홀로 시몽을 키우면서도, 열정적으로 중국 인형극 공연을 기획하고 공연하며 살아가는 엄마 줄리엣 비노쉬, 시몽, 시몽의 새 베이비시터 송 팡의 일상과 함께 흘러간다. 소소한 일상의 시간이 영혼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영화는 프레임 안으로 그저 온몸을 내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우리 몸 안의 무언가를 자극한다. 한 도시에 불과한 파리,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 사소한 다툼과 즐거움들을 이처럼 아름답게 그린 영화가 있을까? 아… 감동이 사그라질줄을 모른다. 유유한 카메라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풍선이라는 사물은 영혼처럼 다가온다. 1956년 프랑스 시적 영화의 고전 명작, 알베르 라모리세의 <빨간 풍선>에 대한 경의를 표하여 만들어진 이 영화는 오르세 미술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이 시대 최고의 영화-거장 허우샤오시엔에게 의뢰해 제작되었다. 'cinema'라는 제8의 예술이 아직 살아움직이고 있음을 증명하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작년도 칸느의 황금종려상을 이 영화가 아닌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이 받았는지 의문스럽다.

줄리엣 비노쉬, 시몽 이떼아뉘, 송 팡의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다. 훌륭한 작가의 훌륭한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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