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티에 가면 꼭 가야 하는 호치민시립미술관

첫날 가장 먼저 간 곳은 사실상 호치민시립미술관이었다. 베트남 미술이 궁금했고, 미술 작품을 통해서 베트남의 역사와 현실을 가늠해보고 싶었다. 이해는 텍스트를 통하는 게 가장 좋지만, 때로 이미지를 통한 독해가 가져오는 또 다른 이해의 폭이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감의 폭이 달라진다고 할까.

건물이 멋있었다. 이런 걸 콜로니풍이라고 하던가? 프랑스가 코친차이나 식민지 점유 시절에 지은 건물이 아닐까 싶다. 건물의 바깥이나 로비 쪽에는 조각 작품이 있고, 곳곳에 베트남을 경유했거나 현존하는 여러 양식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이를테면 유화, 칠화, 수채화 등등.

미술관 입구. 이때가 오후 4시경이었는데 마감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아님 원래 그런지... 방문객이 별로 없었다.

당대 베트남 여성을 그린 그림이다. 이런 풍의 그림들이 많았는데, 베트남 민중미술만의 톤이 느껴졌다.

이건 칠화(Lacquer painting; 漆畵) 작품이다. 칠화는 '옻칠'로 그림을 그려 넣은 것으로, 주로 주황색, 황색, 녹색, 남색, 흑색을 띤다고 한다. 바탕에 두 번 정도 연하게 칠한 후에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색칠을 되풀이 해 채화가 은은하게 나타나도록 한다고. 사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부터 비롯됐고 한나라(漢) 땐 칠화가 크게 발달했다.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일대에서 발달한 양식인가 보다.

요것도 (아마도) 칠화.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상이군인과 가족의 해후를 그린건가 싶었다.

크~ 멋있음. 이런 식으로 여성을 형상화한 작품이 많았다. 베트남에서 여성들은 한국보다 훨씬 지위가 높은 것처럼 느껴졌다. 과거에 여성들은 집안 일만 한 게 아니라, 침략 전쟁에 맞서 고향을 지키는 싸움에도 나서고, 새로운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 등 거의 모든 일에서 앞장 섰던 것 같다.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전쟁이나 1960년대 치러졌던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도 많았다. 이때도 여성이 보다 빈도 높게 등장했는데, 이는 호치민시티의 다른 박물관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박물관 복도. 건물을 빙 둘러 이런 복도가 있고, 가운데에 전시 공간이 있는 독특한 구조였다.

그리고 건물 가운데에는 이런 중앙정원이 있다. 식민지풍의, 귀족이 살았을 것 같은 건물이었지만 그외에는 어떤 치장도 없어 오히려 소박하게 느껴졌다.


2층 테라스에 있던 조각. 쓰러진 사람을 붙잡고 울부짖는 사람의 형상. 이 역시 베트남 현대사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다.

미술관 바깥. 오래된 건물들이 빼곡하게 있었다.


무언가를 생각하며 앉아 있는 여자. 그림 넘 예쁨.

모의 중인 주민들. 혹은 독립운동가들.




스타일은 다양한데, 하나같이 매력적인 전시 작품들.












호치민시티 미술관 내 작은 건물 로비.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보다는 건물 자체가 더 아름다웠다.

1층부터 3층까지 쭉 관람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이런 조각상이 있었다. 어린이를 사랑했다는 호치민. 이런 모습을 형상화 한 조각이나 프로파간다 포스터가 시내 곳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