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밍 구도심의 오래된 거리 '라오지에'

문묘를 나와 바로 길을 건너면 오래된 거리가 길고 넓게 펼쳐져 있다.
바로 '라오지에老街', 우리말로 하면 '오래된 거리'다.

이런 풍의 건물들이 1km 정도 쭉 이어져 있고, 그런 길이 격자로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다. 상당히 큰 규모이고, 중국 다른 도시의 '오래된 거리'만큼 간지가 느껴지는데다, 그 폭이 넓다.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수가 상당히 적다. 여유를 느끼면서 걸어다닐 수 있다.

식당이나 카페가 꽤 있기도 하지만, 아직 완전한 관광지로 개발되진 않은 것 같다. 주민들의 집에는 빨래가 널려 있고, 인쇄소나 도장집, 작은 소매상 등 아주 일상적인 모습들도 많았다.

상당히 오래된 건물 같은데, 대체로 다 이런 느낌을 주는 낡은 건물들이 쭉 이어져 있다.

비교적 한적한 거리의 모습.

중앙을 벗어나서 동쪽 방면의 길로 빠지면 이런 모습이다.
아마 이쪽은 관광지로 거듭나면서 새로 지은 것 같다.
커피숍이나 펍, 미술관, 큰 음식점 등이 있었다.

미술관. 이름은 모르겠다. 그냥 라오지에 어쩌구 저쩌구...
오며가며 두세 번 들렸는데 그때마다 다른 전시를 하고 있었다.
서예, 중국현대미술, 사진전 등등.


골목의 석상. 발에 채이듯 이런 게 많았다.

이곳은 운남성차문화박물관. 들어가볼까 했지만, 입장료가 20위안이길래 들어가지 않았다.


멋있는 건물이 너무 많았다.
카메라를 어디에 갖다대도 '그림'이었다.


벽의 문양



거리 곳곳이 너무 아름다워서 보이는대로 다 찍었다.

라오지에 길 끝에서 다시 돌아서 들어오다보면 이런 골목이 있다.

바로 꽃시장 골목이다.
규모가 크진 않고, 건물과 노상을 가리지 않고 꽃가게 10개 정도가 다닥다닥 모여있는 정도다.

저렇게 화분 몇 개만 가져와서 파는 노상도 있는데,
그 뒤의 건물이 상당히 오래돼 보였다.
비싼 찻집 같았다.


꽃시장 거리를 지나 다시 라오지에 큰 길로.

라오지에의 중심 거리 옆의 골목.
골목이 참 한적하고 예쁘다.
중국사람들 우산 저렇게 걸어놓는 거 참 좋아하는듯 ㅎ

평일 낮인데도 장사하는 사람이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장사하는 사람보단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보였다.

그 중 이런 곳이 있었는데, "중화인민공화국국가"를 작곡한 사람의 생가다.
아주 작은 2층 집이었는데, 누구나 쉽게 구경할 수 있게 해놓았다.

스물세살 때 죽었다니... 근데 그 나이에 국가 작곡을 했다니...
난 스물세살 때 뭐했더라...

집 안은 ㄷ자 구조로 되어 있고, 아래 층 마당을 방 다섯칸이 둘러싸고 있고, 2층에는 세 칸이 있었다.

생가를 구경하는 사람들

다시 거리로 나왔다.
어머니와 아들.

스마트폰에 몰두해 있는 남자.

길 한 중간에 세워진 동상.
항일전쟁 당시 군인들이 이곳 쿤밍에서
소수민족 주민들로부터 환대받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 같았다.

길거리에 고양이도 참 많았다.

배가 고파서 한 식당에 갔다.

이름 까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닭고기를 볶아서 양념한 요리, 밥, 닭육수탕.
한국인으로서 느낀 윈난 요리는 실패 확률이 적고, 맛도 좋다.
느끼한 음식보다는 얼큰하거나 가벼운 음식도 많다.

어떤 왕 모씨의 동상. 자세를 보니 아마 유명한 상인인 것 같다.
라오지에는 쿤밍에 있는 내내 몇번 왔다갔다 했다.
그냥 걷다보면 수백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도 들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좋았다.
라오지에 북쪽 맨 끝에는 스타벅스가 있는데, 이곳 직원 중에 한국말 할줄 아는 핸섬가이가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있는데 대뜸 한국말을 해서 놀라 물었더니, 조선족이라고 했다.
동북에서 서남 끝까지 와서 일하다니...
어쨌든 그 스타벅스 건물이 꽤 멋있고 분위기 좋은데 여행 중에 사진을 지워버렸다.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스타벅스 사진 따윈 필요없어!"라는 황당한 생각이 들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