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에 대한 고민

무수히 되돌아보게 되는 창작에 대한 무수한 고민들. 그래서 별의별 창작론들을 다 접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로버트 맥기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임철규 교수의 <그리스 비극>, 제니퍼 밴 시즐의 <영화영상 스토리텔링100>, 마이클 티어노의 <스토리텔링의 비밀>, 기타 등등. 정말 별의별 책들을 다 보는구나! 뭐가 그렇게도 두려운걸까? 그러나 다행히도 나는 아직도 이야기를 지어낼때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제멋대로 하곤 한다. (미치겠다. 가끔은, 아니 매우 자주 절망한다.) 시작은 참 많이 하고, 끝은 거의 내지 못한다. 치명적인 문제다. 어쨌든 그래도 낙관주의자가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게 있다면, 뭔가 자꾸 벗어나려고 하는 관습에 대한 비타협적인 부분인 것 같다. 이게 결국 나에게 엄청난 단점이 되기도 하고, 또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결국 다짐하게 되는 것은, 누구나 찍어왔던 흔하디흔한 형식의 영화를 다시 찍어선 안된다는 점이다. 또는 이야기를. 그렇게 해서 아무리 떼깔 좋게 만든다고 해도, 그 순간 나에게는 달리 영화를 해야할만한 이유가 사라진다. 애초에 모든 사람들을 등지고 이렇게 영화하겠다고 나선 마당에는, 적어도 내가 저 무수한 흐름을 위해 그것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전문성있는 길을 찾겠다는 것이지 않았나. 자꾸 이 경쟁구도 안에서 휘말리다보니까 어쨌든 일단 성공해야겠다는 망상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다가도, 이게 무슨 부르주아적인 개수작이지?, 라는 생각에 얼굴이 빨개진다. 어느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선배의 미니홈피에 들어갔다가 본 글을 보고 문득 다시 결의하게 된다. 잊지말자. 내가 무수히, 그렇게 하지 않겠다, 고 결심한 순간들을. 왼쪽의 사진은 영화 의 한 장면. 참다참다못해서 오늘 dvd를 주문했다. 올 봄에는 저런 영화를 찍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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