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독립언론 뉴스민 후원

뉴스민 정기후원을 신청했다. 여러 훌륭한 지역언론들 중 하나라는 점도, 그걸 10년동안 이끌어온 분들이 매우 헌신하면서 중요한 성과를 이뤄왔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나도 내 코가 석자인 사람이지만, 어려움이 있다는 말에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저마다 다양한 생각과 고민이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운동이나 좋은 언론도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반을 만들지 않으면 행동을 조직하는 일도, 정책을 개발하거나 분석과 비판을 하는 일도 할 수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활동가들이 왜 이렇게 공부를 안 하냐고 질타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아무개 조직은 왜 그것 밖에 못하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리가 그 조직에 정도 힘을 모아주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활동가가 공부를 하려면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혼자서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하는 활동가가 한정된 시간을 쪼개 모든 것을 다 할 순 없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A부터 Z까지 다 하는데, 그러다가 활동가의 건강은 위험해진다. 그러니까 혼자 잘난체 하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돌아봤으면 좋겠다. 당장 내 성에 차지 않아도, 내 성에 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교회에 가면 독실한 신자들은 십일조를 한다고 한다. 아마도 어느 동네에 가나 몇 개씩 있는 교회들의 힘은 그곳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노동조합이나 사회운동단체도 교회처럼 동네마다 골목마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십일조를 한다. 상근비와 원고료 포함해서 한 달에 210만원쯤 받으면, 10분의1인 20만원을 쪼개고 또 쪼개서 여러 단체에 후원한다. 사실 더 많이, 더 여러곳에 후원하고 싶지만 둘이서 적은 돈으로 먹고 살려면 쉽지 않다. 대출 이자, 관리비, 핸드폰요금, 전기랑 가스비 내면 쫑이다. 조금 남은 돈도 후배분들에게 술/밥도 사주고 그러는데 많이 쓰는 편인 것 같다. 그러다보면 남는 게 없다. (그나마 옷을 거의 안 사니까 그마나 다행… 승이는 결혼 전에는 옷도 많이 사고 화장품도 쫌 샀는데 결혼하고나서는 못 산다.)

나이 먹어보니 알겠다. 사는대로 살다보면 그냥 그렇게 살게 되는 게 사람이다. 내 몸의 일부를 조금이라도 어딘가에 붙여놓지 않는다면,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일과는 점점 멀어질지도 모른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행동에 완전히 내기를 걸지 않기로 선택했을지라도, 벌이의 10분의1쯤은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운동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거 말고, 더 다양하게 많이 만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왠지 활동가들끼리만 십일조 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 구구절절하게 말해본다. 어쨌든 계속 잘 먹고 잘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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