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휴스턴 회고전에서 본 『말타의 매』

3월초부터 4월1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존 휴스턴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그의 수많은 영화들 중 엄선된 15편의 영화들중 총 5편의 영화를 보았는데,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사적으로나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말타의 매>(1941),
- 누아르 영화의 고전적 명작으로 프랑스 누아르의 거장 장 피에르 멜빌이 자기 영화의 원전으로 삼기도 했던, <아스팔트 정글>(1950)
- 고흐와 고갱 등이 활약했던 그 시절 파리의 불우했던 난장이 화가 툴르즈 로트렉의 삶을 뮤지컬이라는 장르와 '드라마'라는 장르적 형식을 빌려와 탁월하게 만들어낸, <물랭루즈>(1952)
- 그리고 험프리 보가트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백경>(1956)
-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을 원작으로 각색해 만든 존 휴스턴의 유작, <죽은자들(The dead)>(1987)
이렇게 다섯 작품이다. 내가 열광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스타일의 영화들은 아니지만, 하나같이 뛰어난 작품들이라고 느낀다.
존 휴스턴이 작가인지 아닌지에 대해 논란이 많고 대체로 그는 "작가주의"라는 사전적 정의에서는 조금 벗어나있는 것 같이 "정리"(?)되어왔던 감독이다. 말하자면 그는 "작가"라기보다는 "장인"이었다. 일관된 정서나 스타일, 주제를 가지고 천착하는 감독이라기보다는 헐리우드 대형스튜디오에 의해 기획된 영화를 갖고 찍는 감독이라는 것이다. 다만, 다작을 통해 수립되어간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면 그것은 작가적이라기보다는 장인의 것이라는 것이 항간의 평이었다.
그런 존 휴스턴에 대한 회고전이 시네마테크에서 열렸다. 그리고 그의 영화를 '작가 영화'로 보는 시각에서의 시건이 이 회고전에 담겨져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내가 처음 본 영화는 <말타의 매>(1941)였다. 이 영화는 "영화평론가가 뽑은 반드시 봐야할 100대 영화"의 목록에 항상 꼽히곤 하는 작품이다. 필름 누아르의 전통적 고전이며, 형사물 장르의 원전이기도 하다.
영화의 어두운 정서 속에서 30년대 미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관조하는 시선이 담겨져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탐욕에 대한 성찰이 놀랄 정도로 깊이있다. 존 휴스턴의 초기 영화의 한 맥락 안에 속하는 영화로서 그를 '작가'의 지위에 올릴 수 있는 여러 영화들 중 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존 휴스턴의 영화들에 드리워진 시니컬하게 관조하는 '죽음'에 대한 정서가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