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의 대중교육과 능력주의

"대중교육은 신분과 계급에 따른 교육의 차별을 일소하고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모든 대중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지적 차이를 해소하고 지식에 대한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형식적 조건이 마련된다. 그러나 대중교육은 성과주의와 결합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내적 분할과 차이의 체계를 정당화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이에 따라 대중교육은 지적 차이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끊임없이 재생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자본의 성장기 동안에는 대중교육이 외연적으로 확대된다. 법인자본과 국가는 학교교육이 양적으로 팽창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대중교육에서 배출되는 노동력을 충분히 흡수한다. 이에 따라 대중교육의 성과주의는 노동자계급의 개인적인 계층상승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계급타협의 사회적 토대가 된다. 이 같은 대중교육은 계급투쟁을 완화하는 핵심적인 이데올로기적 장치로서 기능한다. 대중교육의 발전은 계급투쟁을 대중 내부의 경쟁으로 과소결정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노동자계급 내부의 분할과 차이의 체계가 법인자본의 생산관계에 의해 형성됨에도 불구하고, 대중교육은 이것이 마치 학교 교육에서 비롯되는 것과 같은 오해를 초래한다."

윤종희, <법인자본주의와 대중교육의 역사>, 『대중교육  : 역사 이론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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