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욕망의 희비극, 『시에라마드레의 보물』

인간 욕망의 희비극, 『시에라마드레의 보물』

존 휴스턴 회고전, <시에라마드레의 보물>
미국, 1948년작
감독 존 휴스턴
출연 험프리 보가트, 팀 홀트, 월터 휴스턴

멕시코의 탐피코라는 이름의 작은 도시. 주정뱅이에 가까운 실직자 미국인이 이 도시를 방황하고 있다. 때는 라틴 아메리카든 호주든 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람들이 떼거지로 몰리곤 했다는 골드러쉬의 시대인 듯 하다. 이 미국인 둘은 우연한 기회에 거리의 노숙을 취하다가 만난다. 이들은 친구가 되고, 구직을 해서 '노가다'를 하기도 하지만, 거의 떼이고 방황한다. 그러다가 싸구려 여인숙 같은 곳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나이 많은 남자의 모험담을 들은 둘, 그 남자와 함께 금을 캐러 떠나간다.

"금"이라는 물질을 향한 인간의 욕망, 그리고 그 욕망들을 둘러싼 집단들---금을 캐러 멕시코 사막으로 온 미국인들, 사막의 도적들, 멕시코 군대---의 싸움, 부딪힘으로 잘 그려낸다. 욕망이란 얼마나 사막 위의 모래와 같이 헛된 것인가를 '예언자'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며, 결국 욕망을 절제하지 못했던 자의 죽음으로 끝나는 비극적 결말부는 '희비극'에 가까운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삶, 물질, 욕망을 둘러싼 한 '모험담'을 독특하고 재미있는 입담들의 대결로 잘 그려낸 영화다. 이번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했던 존 휴스턴 회고전의 여러 영화들 중에서도 '걸작'이라 할만한 영화다. 특히 마지막의 사막 위 모래바람 씬은 정말 탁월하다. 그 허망함을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장인의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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