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뜨거운 순간

이토록 뜨거운 순간

에단 호크가 연출한 첫번째 작품으로 그가 썼던 소설<웬즈데이>를 원작으로 삼아 각본도 쓰고, 출연도 했다. 에단 호크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녹아있다고 한다. 사랑이나 자아, 가족문제, 이런 것들로 뜨거웠던 스물, 스물한살의 시린 성장기를 담았다. 원작인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성장영화로서 괜찮게 느껴진다. 다만, 자기고백적인 감정이 담겨져 있어서 그런지 실연을 당하고 난 후의 시퀀스가 너무 길고 지루한 감이 있다. 이 부분에서 시간을 줄이지 않더라도 과도한 음악 삽입을 오히려 줄이고,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잘 살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같은 이야기가 세번 네번 계속 반복된다. 차라리 이야기와 대사로 동어반복을 계속하기보단 롱테이크의 다른 이미지로 아버지와 자신의 이야기를 더 강하게 입혔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에 겨우 단 한번 만나는 아버지(에단 호크 분)와의 만남 역시 너무 엉뚱해 보인다. 또 '사라'역의 카타리나 산디노 모레노의 분량이나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강한 체, 처음부터 중간까지 주요하게 나오다가 갑자기 캐릭터가 영화에서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이상한 감이 있다. 아예 처음부터 서브 캐릭터 느낌으로 가서 극에서 부차적으로 존재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녀가 등장한 이후부터 이별할 때까지 오히려 영화를 이끌어가는건 사라인데, 실질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윌리엄의 방황이어서 그런지, 영화가 전체적으로 산만해보인다.

멕시코로 가는 것도 좋고, 그곳에서 사랑이 꽃피우고 이런것도 다 좋은데, 영화가 다 끝나고보면 멕시코 자체는 정말 뜬금없게 다가온다. 왜 그럴까? 중간에 그냥 껴맞춰져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멕시코만의 이미지가 아예 존재하지 않기도 하고. 왜 그곳에서만큼은 사랑이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리만큼 아름다웠는지 이미지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라의 감정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사라=멕시코로 설정한 것 같은데, 잘 표현되지 않았다.

영화에서 아름다웠던 시절, 열정이 뜨거웠던 시절, 공간 등으로 은유되는 '텍사스'는 the hottest state로 이 영화의 원제이기도 하다. 텍사스=멕시코,사랑,가족 등으로 상징화된 것 같은데 이미지로서 잘 연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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