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사랑, 초저예산 흥행영화 「원스」

원스 once
존 카니 감독, 글랜 한사드, 마케타 잉글로바 주연, 2007, 아일랜드
어차피 솔직하고 진실하게 다다갈 수 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의 처지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가난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두 남녀가 우연히 글랜 한사드의 거리 공연 중에 만났고, 둘은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고 또는 허전함과 외로움을 서로 부담없이 비집고 들어가면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공유한다. 그 근저에 음악이 흐른다. 음악은 실제 인디롹밴드 활동을 해온 글랜 한사드와 마케타 잉글로바가 만든 노래들이다. 흡사 뮤지컬 영화를 떠올리게 되면서도 조명장비하나, 비싼 카메라하나 사용하지 않은 영화의 흔들거리는 카메라 워킹을 보면 오히려 현실의 가난한 예술가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간 리얼리즘적인 요소들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현실과 아주 많이 중첩되어있고 이것은 오히려 독립영화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아일랜드 영상위원회로부터 15만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다는 이 영화는 거의 모든 장면의 촬영이 핸드헬드로 이루어져있고, 거리의 사람들도 모두 실제 지나가는 사람들로 보인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짬뽕된 것이다. 내가 당분간 시도하려는 작업과 같은 방식이다. 너무 반가웠다. 음악 그 자체로 완성되어지는 영화이기에 영화의 다른 기술적 부족함이나 적절치 않아보이는 프레이밍은 그다지 문제삼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