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으로 빨려들어오는 텍스트

텍스트가 온 몸으로 빨려들어옵니다.
어제까지는 발터 벤야민 전집 속의 사진와 영화에 대한 예리한 텍스트들이었다면,
오늘부터는 플로뵈르와 발자크의 수려한 문체들.
그리고 내일은 한국 현대문학의 지리멸렬하고 자멸해가는 이야기들.
내 손가락들이 텍스트 안에서, 그리고 텍스트 사이사이로 휘감아져 쉴새없이 움직입니다.
점호 후에 불이 모두 꺼진 막사 안에서 랜턴을 켜고 읽는 책들의 글씨들은 꿈틀꿈틀 살아서 움직입니다.
이때 나는 정말 살아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남은 620여일도 계속 이럴까요?

2008년 6월 9일
남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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