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사람들도 "밝다"고 이야기하는데, 어둡기 짝이 없었다.
슬프고 아픈 과거의 아주아주 미세한 좋은 점에 대해서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안간힘에 대한 영화다. 그러나 그것이 말그대로 '안간힘'이어서 슬프다. 더군다나 역사의 위인들 중 가장 슬픈 자아를 지닌 이순신 장군이 좋은 점만 보라고 말하는 장면이 진정으로 말해주는 바는, 망각증적인 긍정주의로 모든 걸 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위태위태한 멜랑꼴리를 거부하라는 요청이 아닐까 싶다.
살면서 우리는 아주 쉽게 아픈 기억을 멜랑꼴리하게 회고하고, 그 너머의 놓칠 수 없는 진실과 마주치지는 못한다. 이런 태도는 응시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만약 '슬픔과 아픔'에 대해 생각하면서 좋은 것만 생각하려는 태도, 그러니까 끊임없이 상처를 대하면서 호기롭게 정면으로 응시하려는 태도를 갖는다면, 결국 자기 자신의 욕망과 무의식을 배반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허허' 웃으며 봤지만 어딘가 내내 슬펐다.
"전 좋은 것만 봅니다. 사람들한테서도 좋은 점만 볼겁니다."
- 문경 (김상중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