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

「소년, 천국에 가다」, 2005
감독 윤태용, 출연 박해일, 염정아

우연한 기회로 3번 정도 이 영화를 봤다. 아쉬움이 곳곳에 남는 영화다. 초반은 정말 좋다. 소년의 캐릭터도 독특하고 소년으로 나오는 이 '네모'라는 이름의 아역배우(김관우)의 연기도 탁월하다. 딱 그 나이때 할 수 있는 연기를 잘 소화해내고 있다. 내가 본 우리나라 아역배우들 중 연기를 가장 잘하는 배우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딱 초반까지다. 우선 판타지로 진전하지 못하고 에밀 쿠스트리챠 영화에서의 리얼리즘적 판타지도 아니요, 그렇다고 해서 사실적인 영화도 아닌 것이 어정쩡하고 어색하다. 미학적 고민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채 카메라 놓고 그냥 붙는대로 막 찍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설정은 또 어떻고. 정말 탁월한 영화가 될 수 있는 소재를 갖고 있음에도 그저그런 영화로 남아버렸다. 엄마가 기차길에 뛰어들때 춤을 추는 소년. 그리고 장례와 발인이라는 절차를 훌쩍 뛰어넘는 시간의 변주, 이런 것은 좋았다. 그리고 그것말고는... 글쎄... 박해일이 아역배우보다 떨어진다는 느낌만 받았다.

이 영화에서 어머니의 죽음 직전과 직후, 그리고 몸이 성장하는 박해일일때, 소년이 부르는 어머니에 대한 노래가 인상적이다. 70년대 노래로 보이는데 이용복이라는 가수의 노래라고 한다. 제목은 <1943년 3월 2일생>. 인상 깊었다. 샹송가수 Lucio Dalla의 "4 Marzo 1943"의 번안곡이다. 1971년 이태리 산레모가요제 입상곡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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