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여자다’에서 안나 카리나 춤추는 장면

‘여자는 여자다’에서 안나 카리나 춤추는 장면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kXPtNTw0Hrk?controls=0&w=560&h=315]

장 뤽 고다르의 61년작? 60년작인가? 아무튼 <여자는 여자다>. 원제는 『Une femme est une femme』. 고다르가 미국 뮤지컬 영화에 대한 오마주로서 만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천재의 감성을 느껴지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특히 이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와우! 보는 순간 매료되어서 계속 보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예뻤던 안나 카리나가 기이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노래를 부르고 이상한 춤을 춘다. 피아노 반주는 투박하게 울리는데 매우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이다. 벽 한편에서는 루프라이트 같은 게 돌아가면서 안나 카리나의 얼굴 색깔을, 눈동자를 뒤바꾸어준다. 그러면서 자아내는 감정이 참 기묘하다. 잊을 수가 없다. 너무 매력적이다. 당시 안나 카리나는 이제 막 고다르의 연인이 된 시기였다. 맞나? 아무튼 둘은 꽤 오래 연인 사이였다. 고다르는 항상 안나 카리나가 자신의 영화에서 저렇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장면을 찍곤 했는데, <비브르사비>에서도 저 유명한 당구장씬에서 그랬고, 또 <미치광이 피에로>에서도 안나 카리나가 장 폴 벨몽도에게 노래를 불러준다. 그 장면도 참 매력적이다.

이 장면에서 루프라이트가 돌아가며 색깔이 바뀌고, 또 배경이 되는 공간 자체가 원색적인 것은 당시 고다르의 어떤 미학적 취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취향이 이 영화에서 유일했던 것은 아니고, <미치광이 피에로>나 다른 몇몇 영화에서 반복되었던 것 같은데 그가 당시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Pop-art에서 어떤 영감을 받은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우리가 알고있는 것처럼 고다르가 그렇게 항상 모든 것에 철학적이고 계산적인 의미를 두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자기 취향대로 갔고, 또 자기만의 리듬대로 몽타주한 것이겠지. 그런데 그 리듬과 취향이 참 매력적이다. 특히 고다르에게 안나 카리나는 크나큰 축복이 아니었을까?

우리도 저렇게 자유롭게, 춤을 추면서, 노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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