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도단
사육사의 달콤한 사탕에 길들여진 사자는 생각했다
잠들지 않고 깨어있는 채로
끊임없이 미래와 지금 이 순간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두 눈은 붉게 충혈되고
어지러운 상념들은 거짓말쟁이들의 달콤한 말들을
숨쉴틈 없이 상기시키겠지
그때마다 사자들은 구속되지 않는 채
또렷한 정신을 유지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이런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가상 세계의 가짜 시나리오들이 만들어내는 가짜 언어가
사막과 숲의 감각들을 어지럽힌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에 익숙하다
자신만만해진 나는
쉴새없이 시간들과 부딪히며 치고 박고 때려부순다
그러면 시간은 빈틈을 보이며 열어젖힌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그 순간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그리하여 이제부터 진짜 승부가 시작된다
언젠가 철창 밖의 사육사들은 겁에 질려 도망치리라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언어도단들
그때가 되면 이 빈틈없는 쇠창살들도 엿가락처럼 녹아내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