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피부, 따가운 심장

뉴스가 지나갑니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하나. 하나.

떼어내버리고 싶은 두 눈동자, 차라리. 그리고 슬픈 피부. 온 몸이 쭈글쭈글 울그러진다.

오늘도 어떤 이는 목을 매달았고, 어떤 이는 제 몸에 신나를 부어 불을 질렀으며, 어떤 이는 이름도 남기지 않고 아무 기별없이 사라졌다. 실종자를 애타게 찾는 전단지들.

오랜 가뭄과 함께 기이할 정도로 따뜻했던 날들이 모두 지나갔고, 다시 바늘 모서리같은 바람이 찾아왔다.

나는 외투를 굳게 여미고, 목에는 두꺼운 스커프를 둘러맨다. 그리고 내가 낡은 총 한 자루를 어깨에 둘러매고 서있을때 붉은색 전단지가 바늘같은 바람에 실려 날라온다.

차가운 바람이 총구 끝에 걸린 검의 끝을 벼린다. 나는 검 끝에 찔릴듯이 심장이 따가워 가슴을 부여잡고 몸을 구른다. 나는 모서리 고포증 환자.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얼마나 지속될까. 차라리 오이디푸스처럼 눈동자를 떼어내버렸으면. 차라리 로키처럼 심장을 삼켜버린다면…!

실종자들이 내 주위에 둘러서서 내 심장을 노려본다. 철저히 무표정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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