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 中

"도대체 말해질 수 있는 것은 명료하게 말해질 수 있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 우리들은 침묵해야 한다."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 논고>
논리학의 명제들 중 가장 신성한 명제가 아닐까. 좀처럼 논리학에 대해서는 정이 가지 않는 나같은 비논리적인 사람에게도 이 명제가 갖는 아우라는 대단하다. 이 말은 확실히 어떤 윤리적인 함의가 숨겨져있는 것 같다. '말해지는 것'이나 '침묵'이 어떤 실천 명제처럼 느껴지고, 저깃 풍기는 뉘앙스가 확실히 당위로서 다가온다. 요컨대 침묵도, 하나의 언어적 실천이다. 살면서 침묵을 실천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무수히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말하려는 욕망을 품고 부질없이 불발되는 것들 앞에 좌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것 때문에 괴로워한다.
나는 요즘 항상, 원하지 않는 말들을 쏟아내고 밤새도록 괴로워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것처럼 아메바 같은 짓이 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