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말하자면 원형천정은 바로크풍이며,
사람 다섯이 서로 손을 잡고 감싸안아야 겨우 마크할수있는 고딕풍의 기둥이 있었다.
게다가 10미터는 넘을 것 같은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에는 까무잡잡하게 중동인의 피부를 한 예수가 죽어가는 모습이 있는,
중앙의 거대한 홀.
바이올리니스트는 인터내셔널가를 연주했고,
로비 정면의 문은 뻥 뚫려있었다.
사람들은 자유자제로 그곳으로 들어왔다.
이태리제 정장을 입은 부르주아 신사들,
고귀하신 강남 아줌마들,
코흘리개 아이들,
거지들,
다리가 없어서 온몸을 바닥에 붙이고 질질 끄는 남자,
화장을 덕지덕지한 아리따운 여자들,
내 친구들, 원수들,
이명박, 마르크스, 스티븐 스필버그,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비탁구로 활약한 여자 탁구선수 맞언니, 남달현...

나는 바이올리니스트의 바이올린을 빼앗아서 들었다.
내 손엔 해금이 들려있었다.
나는 해금을 연주했다.
사람들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도 덩달아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우리는 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적들의 총격이 시작되었다.
어떤 이들은 가슴의 총을 빼앗아 우리를 겨누었고,
어떤 이들은 가슴에 박힌 총알을 들고 울부짖었다.
나는 총이 없었다. 내겐 바이올린이 있었다.
그때 이명박이 내게 총을 겨누었다.
나는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이명박이 쏜 총알들이 내 바이올린에 박혔고, 나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 채를 들어 총알들을 막았다. 신나게.

2009년 3월 22일에 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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