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에 대한 노트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에 대한 자끄 라캉의 지적들에 따르면, <안티고네>에서 코러스가 안티고네를 "자신 스스로 자신의 법이 되는 자"라고 말한 바, (cf. 'autonomos') 이에 대해 라캉은 안티고네의 자살이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의 승리"이라고 말하고 있다. 안티고네는 비극의 주인공으로서 비극적 죽음을 맞이하지만 자살로 인해 더 아름다운 존재로,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극 속에서 '숭고한' 존재로 비쳐지게 되는 것이다.
라캉은 인간이 자신의 욕망과 타협한다는 것이 언제나 인간-주체에게 운명에 대한 배반을 동반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주체는 자신의 길을 배반하거나 자기 자신을 배반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살면서, '배반'의 삶이 불가피하지만 여기에 대한 반응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일반화된 '윤리'를 위해 행동하는 반응을 보인다. 라캉에게 있어서 이것은 '배반'이다.
그러나 비극의 주인공은 일상적인 사람의 "평범한 길"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욕망에 따라 자기 길을 간다. 따라서 그 행위는 아름답다. (또는 아름답게 비춰진다.) 라캉에게 아름다운 것은 선한 것보다 악에게 더 가까운 것이며, 그렇다면 <안티고네>에서 안티고네는 죽음이라는 비타협적 욕망을 통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안티고네의 죽음에 대해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의 승리"로 보는 관점이 라캉이 철저히 하이데거를 따르고 있는 지점이다.